*타낫세 애정B 기반

*약 1,300자 조각글

*애정 루트에서도 같이 춤추게 해줘

*공식은 Gaillarde나 Allemande 얘기했던 것 같은데 전 그냥 왈츠 생각하고 썼습니다 


 

  “―그러고 보니까 말인데.”

들려오는 말소리에 고개를 든 타낫세는, 책상을 사이에 둔 채 맞은편에 늘어지듯 앉은 레하트에게 주의를 줄까 하다가, 눈짓만으로 반응을 대신했다. 어차피 레하트가 예법을 몰라서 저리 행동하는 것도 아닐 텐데 트집을 잡을 필요는 없었다.

  “타낫세는 무도회에 꼬박꼬박 참석했었잖아. 그런데 정작 춤추는 건 본 적이 없네.”

  “그럴 만한 상대가 없었을 뿐이다.”

  “정말? 성에 안 차는 약혼자를 방치했던 게 아니라?”

  “……가, 갑자기 그런 얘기는 뭐 하러 꺼내는 거냐.”

타낫세가 느닷없이 들이닥친 옛날 얘기에 혀를 깨물건 말건, 레하트는 개의치 않는 모양새였다. 오히려 입가에 미소를 걸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레하트가 곧잘 짓곤 하는 그 환한 표정 덕분에 타낫세는 레하트가 제게 부탁할 말이 있음을 짐작했다.

  “……같이 출래?”

  “…지금?”

레하트가 고개를 끄덕여, 타낫세는 얼굴을 쓸어내렸다.

 

***

 

 갑작스러운 요청이었으므로 준비된 것 역시 아무 것도 없었다. 두 사람은 서재를 겸하는 집무실에서, 평상복 차림으로, 흐르는 음악도 없이 서로의 몸에 손을 얹었다. 어떻게 운을 떼야 할지 몰라 망설여진 타낫세가 문득 레하트의 얼굴을 쳐다봤고, 레하트는 눈이 마주치자마자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매시간 신전에서 울리는 종소리보다도 청아한 그 소리가 신호가 되어 줘, 타낫세는 조심스럽게 발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게 호흡은 금세 하나로 묶였다. 상대에게, 혹은, 상대가, 일방적으로 맞춰주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저, 서로가 어떻게 움직일지를 판단 이전의 본능으로 읽어내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것은 처음 느끼는 감각이었다. 계승자로서 무도회에 참석할 수밖에 없는 사촌동생을 위해 상대가 되어줬을 때는, 그 무렵에는 남들에게 책잡히지 않는 데만 급급해 느끼지 못했던 벅찬 감각이 서서히 차올라, 타낫세는 레하트의 허리를 안고 있는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을 주었다. 그리하여 리듬이 깨지고, 짧은 여흥은 끝이 났다.

  “솜씨가 엉망이라서 안 했는 줄 알았는데.”

레하트가 그의 품에서 떨어지기는커녕, 오히려 기대듯이 폭삭 안기며 속살거렸다.

  “이렇게 잘 하면서 왜 숨기고 있었어?”

  “딱히 숨긴 적은 없다만. 너에 비하면 실력이 모자란 게 사실이고…….”

게다가 다른 사람이 상대였다면 이렇게는 못 했을 테니, 다 레하트 네 덕분이로군. 타낫세의 대답에 레하트가 다시금 웃음을 터트렸다.

  “몇 년 새에 뻔뻔함만 늘었네. 옛날엔 그렇게 말 안 했을 텐데.”

  “전부 네가 가르친 거잖나.”

마주 웃은 타낫세가 제게 기댄 레하트의 등과 허리에 양팔을 감으며 꾹 끌어안았다. 두 사람은 한참이나 그렇게 서로를 부둥켜안은 채로 서 있었다. 다음에도 또 부탁해도 돼? 네가 원한다면. 그런 사소한 대화를 나누면서.

Posted by Double_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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