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

번역/여름의 마왕 2020. 10. 21. 16:18

*출처: [각주:1]

*임의로 의역한 데가 많고 일부분 번역기를 사용해 오역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830(토요일) 맑음.

오늘은 마지막 날이니까 쉬자고 소 군이 말해서, 그렇게 했다.”

 

***

 

나는 밀짚모자를 고쳐 쓰며 복도 안쪽을 돌아봤다.

  오빠, 기다려. 기다려.”

니나가 계단에서 내려와 이쪽으로 달리고 있었다. 서둘렀는지 땋았던 머리가 또 풀려 있다.

  준비됐어?”

  , 괜찮아.”

니나가 신발을 신는 걸 기다려줬다가 집 밖으로 나왔다. 오늘도 덥다. 옆집 아주머니가 대문 앞에다 물을 뿌리는 중이었다.

  어머, 외출이니?”

싫지만 들켜버렸으니 나는 잠자코 고개 숙여 인사했다.

  숙제가 싫다고 지난번처럼 가출해버리면 안 돼.”

아주머니의 목소리를 등진 채, 나와 니나는 언덕을 내려갔다. 노란색과 검은색 줄무늬가 칠해진 기둥이며 울타리가 앞에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자, 건널목이 경고음을 냈다. 막대가 내려오고, 나랑 니나는 그 앞에서 전철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차단기 밑에는 다 시들어버린 꽃다발이 놓여있었다. 붉은 차체가 굉음을 내며, 갑작스레 들이닥친 바람과 함께 스치듯 지나갔다.

막대를 건너면 앞에 있는 다리 근처에서 강가로 내려갔다. 낚시꾼 몇몇이 반대쪽 강에다 실을 드리운 것을 곁눈질하며, 나랑 니나는 강가를 걸었다. 햇빛을 반사한 강줄기는 빛나고, 이따금 물고기가 튀어 올랐다.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땀을 식히고, 피어난 들꽃들을 흔들었다.

왼쪽에는 마을, 오른쪽에는 강과 산을 두고서, 나와 니나는 계속해서 걸어갔다. 종종 니나가 예쁜 돌을 발견해 멈추기도 했다.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나는 마을 동쪽 끝에 다다랐다.

작은 마을이다. 걸어보면 새삼스럽게 실감이 난다. 사방은 산으로 둘러싸였고, 그 안에 강이며 철로, 도로가 놓였다. 옛날에는 활발하게 사용됐을 채굴용 중장비들은 산 중턱에 드문드문 보였다. 이제 다시는 움직이지 않을 것들이다.

나는 강가에서 빠져나와, 다시 건널목을 건너서 마을로 돌아왔다. 중학교와 초등학교, 공장 몇 개가 눈에 들어왔다. 기계가 오르락내리락하느라, 덜그럭덜그럭 소리 내는 것을 들으며 차분히 길을 걸었다. 가끔은 나보다 어린애들이 옹기종기 앞질러가기도 했다. 학교 수영장에 놀러가는 거겠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미요시 가게 앞에 도착했다. 여전히 닫힌 채인 셔터 위에, 흰 종이 하나가 붙어 있었다. 폐점 소식이다. 신야가 말한 상자는 보이지 않았다. 아이스크림 냉동고를 들여다봤는데, 거기엔 아무 것도 없었다.

  오늘도 휴가?”

폐점 소식을 못 읽은 걸까, 앞서 달려가는 소년 셋이 그렇게 불평했다.

나는 밀짚모자를 벗어 냉동고 위에 올려놨다. 날아가지 않도록 누름돌도 뒀다.

  돌려주게?”

  , 아무래도 빌린 거니까.”

게다가 이젠 여름도 끝나간다.

니나의 손을 잡고 처마 그림자 아래서 나오자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는데, 이마저도 점차 약해질 터였다.

개학하면, 힘은 사라진다.

벨이 일대에 울렸다. 지금은 뭘 알리는 걸까? 나와 니나는 초등학교 앞 모퉁이를 돌아 다시 서쪽으로 갔다. 교문 앞에 모여 있던 한 일행은 내 모습을 알아보고 뭔가 수군대는 것 같았다. 저기 지나가는 건 관두고 싶다.

매미 소리는 애매미가 우세했고, 뽐내기라도 하는 양 몇 번이나 거듭되고 있었다. 갓길엔 (매미?) 사체가 몇몇 나뒹굴었다. 이따금 아직도 다리가 잘게 움직이는 게 있고 해서, 주워다가 전봇대에 얹어봤지만 결국은 미끄러진다.

여름의 끝에서 모두 죽는다. 매미가 죽어도, 강물은 흘러가는 걸까?

나와 니나는 마을 중심부의 상가로 들어갔다. 역까지 가는 짧은 길의 양쪽에 가게들이 여럿 즐비했다. 하나같이 오래된 것들뿐으로, 바깥의 여름 햇빛과 실내의 어두움이 선명하게 구분 지어졌다.

오늘이 토요일인 덕분인지 어느 가게라도 손님들이 드문드문 찾아가고 있다. 용돈을 갖고 있지 않은 나는 어디에도 들를 수 없어서, 그냥 역으로 향하는 길을 걸어갔다. 역은 변함없이 상가 끝에 세워져 있었다.

들어가서 노선도를 살펴봤다. 모토나오랑 같이 갔었던 곳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도중에 뭐가 뭔지 모르게 되어서 그만뒀다. 찾아냈다고 한들, 전차를 타고 거기 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철로를 따라 걷고 있자니 불꽃 냄새가 났다. 잠자리들이 강가에서 날아와 슬그머니 울타리에 앉았다. 펜스에 덩굴을 휘감은 나팔꽃은 벌써 시들어 씨앗이 여물어가는 중이었다.

노을이 밤을 이끌며 산을 넘어온다. 집집마다 나있는 작은 창문에 불이 들어오고, 밥 짓는 소리가 주위를 메웠다.

나랑 니나는 언덕에 올라서,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장소로 갔다. 알록달록한 지붕들이 산기슭에 주르륵 달라붙어있는 광경, 이게 내가 봐 왔던 이 마을이다.

  , 돌아가자.”

니나의 요구에 나는 작게 끄덕였다.

 

 

  1. 달력은 연재 당시인 2003년 7~8월을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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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ouble_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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