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1
*임의로 의역한 데가 많고 일부분 번역기를 사용해 오역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8월 19일(화요일) 맑음.
신 군을 만났다.
역시 오락실은 좋아하지 않는다.”
***
신야의 모습을 본 건 우연이었다.
기지로 향하던 중, 앞의 사거리 너머로 사라지는 걸 보고 만 거였다. 나와 니나는 서로 눈짓하고, 이건 기회라며 그를 뒤쫓기로 했다.
신야는 곧장 상가로 향해, 오락실로 들어갔다. 싸구려 셀로판 장식이 잔뜩 붙은 불투명 유리문 사이로, 시끄러운 소음과 담배 냄새가 새어나왔다.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는 동안, 등에 꽂히는 몇 개의 시선이 느껴졌다. 이대로 서 있는 것도 별로 좋지 않을 것 같았다.
니나와 함께, 나는 오락실 문을 지났다. 오는 건 두 번째, 세 번째인가? 신야에게 끌려와 들어가 본 건 좋았는데, 매번 금방 질려서 나와 버렸다. 들어서는 순간 몇 명이 이쪽으로 눈을 돌렸다가 이내 무심하게 화면으로 돌아갔다.
나는 어둑한 조명 아래서, 방금 봤던 신야의 빨간 트레이닝복을 찾았다.
가장 안쪽, 벽돌 깨기 게임 앞에 있었다. 게임은 하지 않은 채, 의자를 벽 근처까지 당겨 컨트롤러 위로 다리를 올리고 있었다.
“신 군, 그건 좋지 않아.”
내가 주의를 줬더니 그가 흘끗 내 얼굴을 올려다봤다.
“소가 얘기한 거겠지.”
“어, 무슨 소리야?”
“모르는 척 안 해도 돼.”
신야가 다리를 꼬며 내 시선을 피했다. 나는 신야의 말을 정말로 이해할 수 없었는데, 신야는 믿지 않는 것 같았다. 소타로가 연락했을까? 하지만 어제 종일 소타로와 나는 함께 있었고, 지금 상황에선 전화를 걸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웠다.
“그저께도 말했잖아. 나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까. 맘대로 하지 그래.”
그제야 비로소 나도 알 수 있었다. 소타로는 그저께 신야를 여기서 만났다. 그리고 나한테는 그걸 숨겼다.
“어째서…….”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그런 소릴 내고 말았다. 신야는 그걸 자기에 대한 질문으로 착각했다.
“내가 있어도 소용없잖아.”
“어, 어, 왜?”
나도 뜻밖의 대답이 와서 허둥대고 말았다. 신야가 초조하게 말을 이었다.
“나, 없는 쪽이 나아. 그게 낫잖아.”
“신 군이 없으면 곤란해. 마왕을 쓰러트릴 수 없어.”
“거짓말도 잘 하지.”
물론 나는 거짓말 같은 걸 하고 있지 않다. 대체 신야는 어떻게 된 걸까, 당혹스러울 따름이다.
“소도 언제나 거짓말한 해. 사실대로 말하면 되는데. 너는 방해돼, 하고.”
어느덧 신야는 다리를 구기며 둥근 의자 위에 웅크렸다. 머리통을 감싸듯이 목 뒤로 깍지를 낀 채였다. 나는 할 말을 찾을 수 없었다.
“내가 없었다면 그 통로도 빠져나갈 수 있었을 거야.”
“그런 게…”
“너도 모톳……모토나오 때문에 화났잖아!”
신야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만 갔다.
“신 군!”
“모두 마왕한테 살해당하면 되잖아!”
그때, 내 등 뒤로 불쑥 키 큰 그림자가 나타나 낮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야.”
분명 중학생이다. 체구는 소타로보다 커서, 당연히 나나 신야 따위는 상대조차 되지 못한다. 그는 뒤숭숭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우릴 위협했다.
“니네 , 시끄러워.”
떠들어버린 건 맞으니 나는 사과하려고 했다. 하지만, 동시에 터져 나온 신야의 고함이 그걸 억눌렀다.
“너야말로 시끄러, 쳐봐!”
순식간에 오락실 안에 살기가 감돌았다. 손님들이 일제히 이쪽을 쳐다보고, 신야는 의자에서 튕기듯이 바닥에 섰다.
“애새끼가, 살해당해?”
신야는 중학생의 위협을 코웃음 치며 내게 말을 건넸다.
“히로키는 돌아가. 그리고 이제 오지 마.”
신야를 여기서 싸우게 둬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신야의 말에 조금 화가 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내가 이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수단이라고는 하나뿐이었다.
“오빠, 해 버려!”
니나의 목소리에 힘입어, 나는 손가락을 까딱였다. 아주 잠시뿐이었으니 당사자 말고는 그 위화감을 눈치 채지 못했을 게 틀림없었다.
“어, 야, 히로키!”
당연히 신야는 내가 저질렀다는 걸 바로 알고 나를 힐난했다. 한편 중학생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몰라, 단어가 되지 않는 의뭉스러운 소리만 내지르며 허우적댈 뿐이었다. 더 영문을 알 수 없는 건 구경꾼들이었겠지. 설마 그들이 지면에서 몇 센티 정도 떠올랐다고는 생각하지 못할 테다.
디딜 수 있는 땅을 잃어 별 수 없게 된 두 사람의 전의가 삽시간에 사그러드는 걸 알 수 있었다. 잘 조정되어 다행이다.
나는 힘을 해제하고, 넘치는 기세에 엉덩방아를 찧고 만 신야에게 다짐하듯이 말했다.
“신 군, 와. 기지로 와!”
그리고 오락실에서 나왔다. 밖에 나가자 아스팔트가 타는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래도 바깥 공기가 맛있다.
결국 그 후로도 신야는 기지에 나타나지 않았고, 나는 소타로에게 왜 거짓말했는지 묻지 않은 채로 이 날은 끝이 났다.
- 달력은 연재 당시인 2003년 7~8월을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