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1
*임의로 의역한 데가 많고 일부분 번역기를 사용해 오역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8월 18일(일요일) 맑음.
스즈노 씨의 집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검도장이라는 건 알았지만, 무척 큰 집이라 긴장됐다.”
***
요스케에게 상댐했더니 돌아온 건 이런 대답이었다.
“딱히 쫓겨나지는 않겠지만.”
그 말에 숨겨진 건 느껴지지 않지만, 가 봐야 알겠다. 나랑 소타로는 작전을 세워서, 스즈노를 억지로 어울리게 만든 데 사과하겠다는 구실로 상황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이러면 일단 얘기를 들어볼 수 있겠지.
두 도장은 중학교 근처에 나란히 있었다. 점심시간 전이라 아직 연습이 없는지, 양쪽 모두 인기척 없이 조용했다.
요스케의 집 앞을 지나자, 소타로가 내 어깨를 찌르며 그쪽 문을 가리켰다. 거기엔 잠시 연습을 쉰다는 벽보가 나부끼고 있었다.
“좀 과하게 했나 봐…….”
소타로가 탄식했는데, 본인 앞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없었을 터였다. 요스케의 반격이 좋은지 나쁜지 나는 알 수 없었다. 요스케의 마음이 풀린다면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어제 그 모습을 생각하면 내 마음도 무거웠다.
우리는 담장을 따라 걸으며 주택 쪽의 문으로 향했다. 문설주에 문패와 초인종이 달려 있었다. 소타로가 (초인종을) 누르자 문 너머에서 반응하는 소리가 났다. 드르륵, 미닫이문이 열리더니 감색 기모노 차림의 키 큰 여자가 나타났다.
“누구십니까?”
그 사람이 스즈노의 어머니라는 건, 파출소에서 본 기억이 있어서 확신할 수 있었다.
“저기, 실례합니다. 사과하고 싶어서.”
소타로가 지체없이 꾸벅 인사해 나도 따라했다. 고개를 들었더니 그녀가 눈살을 찌푸린 채 우리를 응시하고 있었다.
“대체 무슨 말씀이신지?”
“저기, 스즈노 씨의…….”
저쪽은 우리 얼굴을 기억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그렇게 말한 순간, 신기할 정도로 낯빛이 달라졌다.
“아아, 너희들. 그래, 그래요. 어서 들어오세요.”
우리는 답할 틈도 없이 현관 안으로 끌려들어갔다. 등 뒤에서 탁, 하고 문이 닫혔다. 하는 수 없이 우리들은 스즈노의 어머니를 따라갔다.
“우선, 차와 과자를 내올 테니까요.”
그녀가 그렇게 말하고 떠나서, 남겨진 나와 소타로는 눈짓으로 어떻게 할지 서로 이야기했다. 제대로 거실까지 들여보내줄 줄은 몰랐다. 티끌 하나 없는, 다다미 깔린 일식 방이 왠지 불편했다.
침묵은 난폭하게 열린 맹장지 문의 소리에 깨졌다.
“헤에―, 이게 언니의 그 친구?”
거기 나타난 건 우리들 또래의 소녀였다. 본 기억이 없으니 같은 학년은 아닐 테고, 아마 한 살 아래 3학년일 것이다. 그녀는 무례하게 우리를 흘끔흘끔 관찰하더니, 들어와선 우리 맞은편에 앉았다.
“요스케도 있고, 언니 인기 만점이네―!”
그러며 낄낄 웃어댔다. 나와 소타로는 멀거니 그 모습을 쳐다봤다. 얼굴은 닮았지만, 스즈노와는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
“스즈 씨의 여동생?”
“그런 건 보면 알잖아―, 너 바보?”
내게 확인한 걸지도 모르는 소타로의 질문을 일축한 그녀는, 접지 않고 쭉 뻗은 다리로 내 무릎을 쿡쿡 찔렀다.
“저기, 저기, 저기, 그 깍쟁이 말이야―, 사랑의 도피 상대는 역시 요스케? 아니면 너?”
더 이상 어울려줄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소타로조차 불쾌한 얼굴로 입을 다물었다. 때마침 어머님께서 쟁반을 들고 돌아왔다.
“어머, 유우 쨩, 무슨 일이니?”
“잠깐 얘기했어.”
“그래, 다행이네.”
어머님과 교대로, 스즈노의 여동생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떠났다. 어머님은 우리 앞에 보리차를 놓으며 생글생글 말을 건넸다.
“실례했어요. 호기심 왕성할 나이여서.”
지금의 그녀에게서는, 파출소에서 스즈노를 야단칠 때의 모습을 짐작할 수 없었다.
“그래서 용건이 뭐였죠?”
“저기, 저희가 스즈노 씨를 억지로 휘말리게 한 것에 대해 사과하려고…….”
“아아, 그 일.”
그녀는 부드럽게 웃으며 우리의 얘기를 단박에 흘려 넘겼다.
“스즈노는 제일 연장자라서 당신들을 막지 않으면 안 됐지요. 당신들이 사과할 필요는 없어요.”
“아뇨, 그렇지만”
“당신들은 젊어서 제멋대로 굴고 싶어진다는 것도 잘 알아요.”
우리에게 끼어들 틈을 주지 않는다. 그때 스즈노의 어머니는 좋은 게 생각났다는 듯 손뼉을 쳤다.
“그렇지, 저희 집에 입문해서 발산하면 어떨까. 즐거울 텐데요.”
“피아노를 하고 있어서 무술은 좀….”
소타로가 그렇게 말하면서 거절하지만, 그의 피아노는 소양 같은 것이지 프로가 되거나 콩쿠르에 나갈 생각이 전혀 없다. 이건 구실에 지나지 않았다.
“어머, 그렇구나. 피아노 치는 남자애도 있고, 여자인 주제에 무술을 배우는 아이도 있네. 재밌어요.”
그녀가 킥킥 웃었다.
“누군가 때려주고 싶은 상대라도 있는 걸까, 무섭다, 무서워.”
이만큼 대화하는 도중에 나와 소타로는 완전히 곤욕을 치렀다. 이건 버텨봤자 쓸모없다. 빙글빙글 비아냥대는 소리로 무마되기나 할 뿐이다.
그래서 소타로는 단칼에 정곡을 찌르기로 한 것 같았다.
“스즈노 씨를 만날 수 있습니까?”
“안 돼요, 근신 중이니까.”
“언제까지 근신 중인가요?”
“반성할 때까지예요.”
언행은 부드럽지만 단박에 넘겨진다. 사실상, 만나게 할 생각은 없다는 말을 들은 셈이다. 더 이상 밀어붙일 수는 없었다.
할 수 없이 우리는 인사하고, 스즈노의 집에서 떠났다.
“수확이 없다는 건, 이런 걸 얘기하는 거구나.”
소타로의 불평에 내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잘 될 거라는 생각이야 안 했지만, 건성으로 다뤄질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지금이라면 요스케의 말뜻을 잘 알 수 있다.
왔던 길을 거슬러, 우리는 담을 따라 걸어갔다. 모퉁이를 돌아설 때 나는 문득 인기척을 느껴 집 쪽을 올려다봤다. 그러자, 확실히 창가에서 인영이 움직이는 게 보였다.
뒤이어, 탁, 하는 둔탁한 소리가 발밑에서 났다. 하지만 눈을 돌려 쳐다봐도 거기엔 아무 것도 없다. 소타로가 손을 땅에 살살 뻗으며 보이지 않는 그것을 겨우 찾아냈다.
“스즈 씨?”
우리 추측은 정답이었다.
“안 되겠어요.”
뭔가 애매한 대답이 소타로의 뭔가를 잡은 손 안에서 어렴풋하게 들려왔다.
“미안해요, 일부러 오게 만들고. 싫은 경험이었죠?”
“스즈 씨야말로 괜찮아?”
“괜찮아. 그 사람들 말이야, 글피부터 여름휴가로 오래 여행을 가거든.”
그건 희소식이었다.
하지만 그건 그리 좋지 않기도 했다.
“혹시, 우리 때문에 여행을 못 가게 됐어?”
얼굴을 찡그리며 소곤대는 소타로에게, 스즈노가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 나는 처음부터 끼워지지 않았으니까.”
“응?”
“그럼 글피에.”
문득, 소타로의 손에서 보이지 않는 종이컵이 사라졌다는 걸 알았다.
- 달력은 연재 당시인 2003년 7~8월을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