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1
*임의로 의역한 데가 많고 일부분 번역기를 사용해 오역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8월 14일(목요일) 맑음.
열이 났는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어제 막 결심한 참인데 한심하다. 여러 차례 마왕의 꿈을 꿨다. 혹시 꿈이 아니었을지도 모르지만.”
***
그날 아침, 나는 깨어났는데도 몸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온몸이 무겁다. 억지로라도 일어나려고 손을 침대에 짚으며 상체를 일으켰지만, 중간까지 갔을 즘에 갑자기 팔꿈치에서 힘이 빠져 베개에 머리를 묻고 말았다. 귓가가 쨍쨍 울렸다. 움직인 탓일까, 천장은 물에 비친 경치처럼 울렁였다.
그리고 왠지 천장이 뚫려 있다. 위에서 누가 나를 들여다본다. 강한 적의가 쏟아져 내 전신을 찔렀다. 나는 역시 움직이지 못한 채, 그저 눈을 부릅뜨고만 있었다.
무서운 게 거기에 있었다. 확실히 형체는 인간의 것을 하고 있다. 하지만 증오에 가득 차 치켜 올라간 눈이며 입은 충혈에다, 부풀기까지 해서 그게 인간이 아님을 보여줬다.
내가 일어날 수 없었던 건 그것의 보이지 않는 손이 몸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었다. 훅, 내 목에 한층 더 힘이 실렸다.
그 순간 내 입에선 무수한 물방울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것은 천장으로 올라가, 천장을 흔들고, 흔들린 천장은 거기 비춘 얼굴을 흐물흐물 왜곡시켰다.
잘 보이지 않는다. 그건 내가 눈을 감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눈을 다시 떴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아까보다 몸이 좀 더 무거워진 것 같았다. 시험 삼아 일어나봤더니, 비틀대긴 해도 바닥에 간신히 내려올 수는 있었다. 속옷과 파자마를 갈아입은 뒤, 바싹 마른 목을 축이기 위해 나는 1층으로 내려왔다.
거실에서는 여전히 텔레비전 소리가 났다. 오전 뉴스 시간인 듯했다. 단조로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부엌까지 흘러들어왔다.
“……어젯밤 심야, ……의 건널목에 뛰어든 것은 하나자키 소타로 군, 10세로 판명돼……”
나는 들고 있던 컵을 스테인리스 싱크대에 떨어트릴 뻔해서, 황급히 내려놓았다. 아마 내 귀가 잘못 들은 걸 테다. 상태가 나빠서 이상한 소리를 들은 거다.
아나운서의 낭독은 끝나지 않았다.
“건널목에 뛰어든 것은 마츠조에 신야 군, 9세로 판명…….”
“뛰어든 것은 스가 치코 양, 9세와…….”
“든 것은 쿠츠나 스즈노 양, 십일…….”
“것은 나가미 요스케 군, 십……”
귀를 막고 리놀륨 바닥에 주저앉았다. 녹색과 흰색이 교차하는 바닥 모양이 눈앞에 다가왔다. 이마를 거기 대자, 차가운 감촉이 전신에 퍼졌다.
어느새 소리는 사라졌다. 고개를 들자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어머니는 외출한 것 같았다. 그러면 텔레비전도 켜져 있을 리가 없다.
나는 일어서서 물을 삼켰다. 미지근한 액체가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물병에 물을 채운 뒤, 얼음을 손에 잡히는 대로 들고 욕실로 향했다. 세숫대야에 넣어서 2층으로 가져갈 생각이었다.
유리문을 열자, 니나가 서 있었다. 늘 입던 녹색과 오렌지색의 원피스.
“오빠는 가버릴 거야.”
“가지 않아.”
머리가 어지럽다. 전에도 어디선가 이런 대화를 나눈 것 같았다.
“니나는 이제 필요없어.”
“있어.”
니나는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떠들어댔다.
나는 이제 답할 수 없었다. 머릿속까지 저릿저릿해서 아무 것도 모르겠다.
니나가 히죽 웃었다.
“그래도, 그걸로 좋아.”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내 방문 앞에 세숫대야를 들고 서 있었다. 흰 수건이 얼음을 띄운 물 아래 해파리처럼 가라앉은 채였다.
자자.
나는 생각했다.
일어나면 모두 좋아질 거야.
그리고 문을 열었더니, 창밖에 그가 있었다.
“조심해, 히로키.”
그가 안경을 고치며 나를 쳐다봤다.
“죽음은 땅에서 온다.”
똑똑 손목시계를 두드리며, 그는 옆으로 돌아 먼 곳을 응시하는 눈이 됐다.
“먼저 갈게. 천천히 와.”
건널목 소리가 난다. 전차가 온다. 이 마을에서 나가는 전차. 바다로 이어지는 전차. 모토나오와의 마지막 추억.
눈을 뜨고 열이 내렸다는 걸 알았을 땐, 이미 깊은 밤중이었다. 마지막 전차가 지나는 소리가 멀리서 메아리쳤다. 머리맡에 둔 세숫대야의 물은 완전히 따뜻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