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1
*임의로 의역한 데가 많고 일부분 번역기를 사용해 오역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8월 12일(화요일) 흐림.
어젯밤의 소동이 거짓말이라는 듯, 마을은 조용하다. 이것도 마왕의 힘일까. 나는 잘 모르겠다.”
***
비밀 기지에는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갱도에서 본부를 바라보던 나는 무척 씁쓸해졌다.
이제 저기엔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창문은 안에서 잠겼다. 조만간 다 무너질 게 틀림없었다. 어쩌면 (단지) 허물기 추진 운동도 활발해질지 모른다.
나는 발길을 돌려 작전실로 들어갔다. 구석의 벽에 쌓인 짐들이 그대로라는 게, 이곳은 찾아내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쓰러져 있던 라이트를 중앙에 놓고 켜자, 하늘색 불빛이 방 안을 가득 메웠다.
나랑 니나는 무릎을 꿇고 앉아 잠시 그 빛을 응시했다. 바다 밑 같은 색깔처럼 보였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조금 잠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거품이 피어나는 꿈을 꾼 것만 같았다.
나는 우두커니 작전실을 둘러보다 구석에 나뒹굴던 밀짚모자를 발견했다. 모토나오의 장례식 때, 미요시 가게의 할머니가 빌려줬던 거다. 그날 여기 남겨둔 채 가 버렸다가, 이후에 벌어진 소동들 때문에 까맣게 잊고 있었다.
“오빠, 이거, 돌려줘야지.”
“그러네.”
“와아, 아이스, 아이스!”
“어쩔 수 없지.”
할머니는 언제 돌려줘도 괜찮다고 했지만, 또 잊어버리기도 미안하다. 나는 지금부터 모자를 쓰고 가져가기로 했다. 계속 땅에 뒹굴었던 모자에서 흙냄새가 났다.
밖에 나갔더니 유지매미의 울음소리 사이에 애매미가 섞여들기 시작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여름의 막바지가 다가오는 중이었다.
기울기 시작한 태양을 등진 채, 나와 니나는 미요시 가게로 걸어갔다. 인영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따금 들리는 풍경 소리에 돌아보면, 블록담 너머로 활짝 열린 집 안이 들여다보였다. 과일이 수북이 놓인 불단 앞으로, 물빛 불꽃이 빙글빙글 돌고 있다. 향 특유의 독특한 냄새가 코를 간질였다.
마을 전체가 바다에 가라앉은 것만 같았다. 여긴 검은 안개가 들어올 틈이 없다. 그러고 보니 할머니가 말했었다. 이제 곧 오봉이니까 모토나오는 괜찮다고.
나는 할머니에게 얘기를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치코의 예언대로, 함께 싸워주지는 않아도 분명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터였다. 내 발걸음이 점점 빨라졌다.
그러나 내 기대는 배신당했다. 미요시 가게는 문을 닫았다. 회색의 녹슨 셔터가 내려진 채였다.
“아이스는?”
“성묘라도 가셨나 봐. 내일 다시 올까?”
“응.”
니나는 시원스럽게 납득했고, 투덜대며 나를 곤란하게 만드는 짓은 하지 않았다.
나와 니나는 이번엔 붉어지는 태양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모두들 지금, 뭘 하고 있을까. 단지 그것만을 생각하면서.
- 달력은 연재 당시인 2003년 7~8월을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