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1
*임의로 의역한 데가 많고 일부분 번역기를 사용해 오역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8월 4일(월요일) 맑음.
모토 군이, 죽었다.”
***
우리는 모토나오를 만날 수 없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었던 모토나오의 집은 산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3층 맨션으로, 그곳 2층 중앙의 방이었다.
오츠야는 2 내일 밤인 것 같았지만, 우리는 견딜 수 없어 거기로 달려갔다. 나쁜 농담이라고 생각했다. 집에 가서 투덜대면 그가 자기 방에서 모습을 드러낼 거라 믿었던 거다.
저녁노을이 서서히 하늘로 스며드는 시간이었다. 오후쯤 손이 땀으로 흥건하게 젖은 채 신문을 든 소타로가 본부에 뛰어 들어왔을 때부터, 주택가 골목을 달린 그때까지의 기억은 어렴풋해서 잘 기억나지 않는다. 신야가 이런 건 거짓말이다 사기다 우겨대고, 스즈노가 그걸 달래고, 치코는 계속 말이 없었고, 요스케가 그럼 확인하러 가자고 제안했던 것 같다. 나도 뭔가 말한 것 같은데, 그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모두들 말없이 모토나오의 집으로 향하는 길을 달렸다. 나는 니나의 손을 잡고 있었으므로 제일 뒤였다. 나와 니나의 주변을, 모두에게서 뻗쳐난 그림자가 에워싸며 흔들렸다. 울기 시작한 저녁매미 소리가 공기 중에 녹아들었다.
“여기다.”
소타로가 멈추자 우리들도 따라서 멈췄다. 모토나오의 집을 본 건 이게 처음이었다. 우리 집의 울퉁불퉁한 함석과 달리, 벽은 납작하고 하얘서 어딘가 으스스하다고 느껴졌다. 숨죽이며 계단을 오르는 내내, 갑자기 앞에서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이 튀어나올까봐 심장이 뛰었다.
드디어 츠네카와(常川)의 문패가 붙어있는 문 앞에 도착해, 누가 벨을 누를지에 대한 조용한 싸움이 벌어졌다. 시선에 떠밀린 것은 어김없이 소타로였다. 전에도 그랬던 것 같다.
그가 벨에 손을 댔다가 곧장 뗐다. 딱딱한 전자음이 철문 뒤로 울렸다가 사라졌다. 잠시 기다렸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부재중인가?”
소타로가 그렇게 말하며 다시 한 번 벨을 눌렀다. 그 순간, 안에서 누군가 살짝 움찔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있잖아?”
말릴 새도 없이, 신야가 그렇게 말하며 옆에서 벨을 울렸다. 그러자 돌연 현관 옆의 유리창이 드르륵 열렸다. 근처에 있던 치코가 비명을 지르며 물러났다.
“뭐야, 너희.”
목소리로 보아 여자 같았다. 격자가 달린 창 너머는 어두워서, 말을 걸어온 인물의 용모가 또렷하지 않았다.
“저기, 모토나오 군은…….”
“죽었어. 못 들었니? 철로에 투신했대.”
그녀의 대답은 가차 없고, 직설적이었다.
“올 거면 내일 와줘. 취재다 뭐다 해서 이젠 지긋지긋해.”
우리는 거기다 대고 할 말이 없었다.
“정말이지 끝까지 바보 같은 애였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그 여자는 혀를 끌끌 차며 그렇게 내뱉고는, 창문을 거칠게 닫았다. 모두들 그 창문을 응시한 채로, 한참이나 움직일 수 없었다. 나는 머리 안에서 여러 가지 말들이 빙빙 도는 한편으로, 최근 어디선가 같은 분위기를 겪어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도대체 언제였는지 떠오르지 않았다.
“돌아가자.”
누군가 그렇게 선언했다. 나는 걷기 시작한 모두를 비척거리며 따라갔다. 바래다주겠다는 말을 들은 것 같은데, 내가 그걸 열심히 거부했는지, 정신을 차려보니 혼자 걷고 있었다. 그 집을 모두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오빠.”
뒤에서 니나가 불렀다. 나랑 니나는 우리 집을 향하는 언덕 위에 서서, 밤바람을 쐬었다. 이 길의 막다른 곳은 건널목이다. 모토나오가 어젯밤 거기에 몸을 날렸다.
결국 그는 약속을 어기고 기지에 오지 않았다. 바다에 데려가주지도 않았다.
그가 없어진 게 슬프냐고 물어도, 잘 모르겠다. 다만 어쩐지 이상한 세계에 휘말리고 만 기분이 들어서 견딜 수가 없다. 오늘 아침에 깨어나야 할 세계를 깜빡 착각한 거다. 돌아가야만.
나는 휘청휘청 언덕에서 내려왔다.
집 앞에 도착하니, 갑자기 옆집 대문에 파마를 한 흰 머리가 언뜻 보였다. 그리고 옆집 아주머니가 얼굴을 빛내며 거기서 달려 나와, 내게 말을 건넸다.
“아이고, 안녕. 그 사고 소식, 너도 들었니? 큰일이네, 같은 학년이었던 것 같은데.”
“……네.”
지금은 아무와도 말하고 싶지 않았고, 특히 그녀에게는 대답하기도 싫었지만, 무시했다간 무슨 소문을 퍼트릴지 몰라 수긍만 해뒀다.
“너도 조심하렴. 아무리 급해도 건널목을 무리하게 건너면 안 돼요. 괜찮다, 괜찮다, 생각할 때가 가장 위험한 거야.”
“네.”
“어머……. 혹시, 친구였었니?”
역시 그녀도 내 모습이 이상하다는 걸 알아챈 모양이다. 내가 입을 다물자, 과장된 비명을 지르며 내 머리를 끌어안고는 쓰다듬기 시작했다.
“가여운 것, 이렇게나 작은데 말이야, 가여운 것.”
나는 당하는 그대로 있었다. 뿌리칠 기운이 없었다. 이럴 때, 모토나오라면 어떻게 말했을까. 들이받기에도 한심하다, 정도였을까.
몇 분간 그 짓을 계속하고도, 그녀의 기력은 여전했다.
“상심하지 마렴. 상담이라면 언제든지 받아줄 테니까.”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그렇게 말하더니, 가벼운 발걸음으로 자기 집에 갔다. 나는 아무런 감상도 없이 그 모습을 배웅하고는, 내 집의 대문을 지났다.
문득 옆을 봤더니 우체통에 아직도 석간이 박혀 있었다. 어머니는 부재중인 것 같았다. 꺼내려던 나는 거기 있는 게 석간뿐만이 아니라는 걸, 그제야 알아챘다.
거기 있던 건, 확실히 본 적 있는 필체로 내 주소와 이름을 적은 한 통의 편지였다. 우표는 붙어있지 않았다.
그 순간, 나는 불현듯이 모토나오의 집 앞에서 느낀 분위기가 뭐랑 똑같았는지 짚였다.
마왕의 예언 때와 같았던 것이다.
들려오는 차단기 소리는, 언덕 위에서 아래를 향해 부는 바람에 떠밀리느라 드문드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