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

번역/여름의 마왕 2020. 10. 21. 15:29

*출처: [각주:1]

*임의로 의역한 데가 많고 일부분 번역기를 사용해 오역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83(일요일) 맑음.

감기는 다 나았을 텐데, 모토 군은 오늘도 기지에 오지 않았습니다. 태풍 때문에 다시 상태가 나빠진 걸지도 모릅니다. 내일도 오지 않으면 전화해 볼 생각입니다.”

 

***

 

아침에 일어났더니 태풍은 완전히 지나가, 하늘을 빠져들 것만 같은 파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기지로 달려갔다. 니나도 가고 싶어 했으므로 오늘은 함께. 산으로 가는 길 곳곳에, 폐타이어나 유리 조각 따위의 평소에는 볼 수 없는 물건이 나뒹굴었다. 태풍의 영향이겠지.

산에 들어섰더니 여린 나무들이 쓰러진 데다 길에는 가지며 이파리들이 흩어져 있어, 어제 자 바람의 대단함이 뼈저리게 느껴졌다. 이래선 기지도 끔찍한 꼴을 당했을지도 모른다 싶어서, 내 발걸음이 급해졌다.

그건 다른 멤버도 매한가지였던 것 같다. 도중에 신야가 뒤에서 말을 걸었고, 입구까지 겨우 다다르자 거기엔 스즈노와 요스케가 있었다.

  이놈 괜찮을까?”

무너지는 것을 걱정했는지, 요스케는 상반신만 갱도에 넣고서 상태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빨리 들어가자며 끼어들려는 신야를 진압하며 그가 선두에 섰다. 안은 생각처럼 젖어있지 않았고, 영향도 받지 않은 듯했다. 채굴 작업에 지장을 주지 않게끔 나름대로 생각하며 파뒀을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만들어둔 건 그렇지 않았다. 갱도와 본부를 잇는 다리는 너덜너덜해져서, 본부 쪽에 겨우 매달려 있는 형국이었다.

  고쳐야겠네.”

요스케가 탄식했다. 입구 창문도 닫혀 있었으므로, 일단은 내 힘으로 떠올린 잔해를 발판 삼았다. 본부로 들어서면 예상만큼의 피해는 없지만, 역시 원래부터 깨져 있던 창문이 부서진 바람에 방 동쪽 부분이 흠뻑 젖어 있었다. 나뭇잎과 가지들도 흩어진 채다.

그 무렵엔 소타로와 치코도 얼굴을 내밀었고, 오늘 하루는 아무튼 본부를 정리하고 다리를 다시 만들기로 결정했다. 의외로 작전실의 방어가 견고하다는 것도 드러났으므로, 중요한 것들은 거기 옮기기로 했다.

나와 니나는 요스케와 함께 다리를 만드는 조에 배정됐다. 왜인가 하면, 능력 때문이다. 내가 떠올리면 요스케가 붙든다는 조합은 다리를 만들 목재를 조달하는 데도 편리하고, 결정적으로 아래서 조립한 것을 창문까지 띄워 조정하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요스케와 한 조가 된 데 불안함이 있었지만, 뜻밖에도 그는 불평하지 않았고, 손재주도 좋았다. 다리를 놓을 때 등, 내가 한 일은 거의 없었을 정도다.

결국 해가 지기 전에 다리가 완성됐고, 새 본부의 진용(陣容)도 갖춰졌다. 우리들은 오늘의 성과에 완전 만족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단 한 가지, 모토나오가 오늘도 오지 않았다는 걸 빼면, 무척 기분 좋은 날이었다.

 

그날 밤의 일이었다. 나는 습관처럼 일기를 다 쓰고 나서 그걸 자물쇠가 잠기는 책상 서랍에 넣었다. 니나는 피곤했는지 먼저 잠들었고, 방은 몹시 조용했다.

나도 슬슬 자려고 전기스탠드를 끄며 한 차례 하품했다. 평소 같으면 막차가 지나가는 걸 보고 잘 텐데, 오늘은 역시 나도 피곤했다. 일단은 창밖을 내다봤지만, 선로 쪽에는 아직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언덕 위에서 작은 그림자 하나가 달려 내려오는 걸 봤다. 가끔 집 앞을 지나가던, 한밤중에 조깅하고 있는 아저씨일까. 평소의 그 사람인지 아닌지 나는 판단할 수 없었다. 여전히 멀리 있는 데다 뚫어지게 쳐다볼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 사람은 몇 번이나 등을 지며 달리는 탓에 정면으로 모습을 파악한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다만 가로등을 지날 때, 얼굴 근처에서 뭔가가 반짝, 하며 빛을 반사한 것이 묘하게 인상에 남았다.

나는 창문에서 떠나 이불로 들어갔다. 여기서 탁, 하고 우체통이 울리는 소리를 들은 것도 같지만 정말로 들은 건지 아닌 건지, 지금으로서는 분명치 않았다. 아무튼 반쯤은 잠들어 있었고, 다시 생각해보면 그런 소리가 내 방까지 들릴지 미심쩍었다. 어쨌거나 당시의 나는 그 소리에 별 관심이 없었던 게 틀림없다.

이불의 온기에 싸인 나는 급속도로 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까무룩 잠이 드는 내 귀에, 건널목의 규칙적인 꽝, , 꽝 하는 소리가 울렸다가 사라졌다.

  1. 달력은 연재 당시인 2003년 7~8월을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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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ouble_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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