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1
*임의로 의역한 데가 많고 일부분 번역기를 사용해 오역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7월 30일(수요일) 흐림.
스즈노 씨의 아이디어대로 숙제를 해치우기 위해 모였습니다. 모두 협력하니 빨리 끝나 좋았습니다.”
***
역시 오늘 모임은 아주 좋았다. 내가 본부를 방문했을 땐, 거의 모두가 모여 있었다. 치코 같은 경우는 오늘 피아노를 배울 예정이었는데, 어제로 당긴 모양이었다.
“전원 모였네. 그럼 시작할까.”
“어라, 모토 군은?”
소타로의 말에 내가 반문했다. 그러자 소타로는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어제 전화해 봤는데, 아직 열이 내리지 않았나 봐.”
“여름 감기는 악화되면 무섭지요. 조심해야지.”
오늘의 교사 역인 스즈노가 빨간 펜을 손에 쥔 채 눈살을 찌푸렸다. 나는 모토나오만이 빠진 풍경에 침착하지 못한 기분이 되어, 소타로를 보며 제안했다.
“병문안이라도 가는 게 좋지 않을까?”
소타로가 생각에 잠겨 천장을 올려다보다가, 불쑥 말했다.
“그 녀석 집, 알아?”
그러고 보니 가본 적이 없다. 우리가 서로의 집에서 노는 적은 거의 없어서였다. 모토나오와 같은 반인 신야를 모두가 쳐다보자, 그 역시 당황하며 고개를 저었다.
“학급 연락표 보면 주소 알잖아.”
“그거, 잃어버렸어.”
신야다운 대답이다. 연락망이 돌아오면 어쩌려는 걸까. 학교에 물어보면 주소 정도는 알아낼 수 있겠지만, 그것도 왠지 귀찮아 내일도 오지 않으면 다시 생각해보자는 걸로 얘기를 정리했다.
“숙제 끝내고, 선물하는 편이 좋잖아.”
신야의 저 말에도 일리는 있다.
좌우지간, 오늘은 숙제를 끝내는 데 전념하기로 했다.
스즈노는 꽤 좋은 선생님이었다. 물어본 것에 깔끔하게 대답해 주고, 과제별로 하는 시간을 나눠서 효율을 높인다.
우리 사이에서 혼자 다른 숙제를 하는 요스케는 노골적으로 의욕이 없었지만, 틈만 나면 끼어들어 스즈노에게 답을 가르쳐달라며 질문했다. 가끔은 스즈노도 덩달아 대답해버리지만, 그때마다 구석으로 쫓아버렸는데도, 요스케는 다시 아무렇지 않게 끼어들고는 했다. 심지어는 더욱 악질로, 스즈노가 눈을 뗀 틈을 타, 보이지 않는 손으로 그녀의 짐에서 숙제를 빼돌리기도 했다. 이건 들켜서 곧장 빼앗겼지만.
그런 일들이 있었지만, 점심을 지나 산마루에 저녁놀이 걸렸을 즘에 우리는 숙제를 거의 끝마쳤다.
“뭔가 하나 해냈다는 느낌이 들어. 아까까지 이 근처에 있던 공부의 신이 손 흔들면서 바이바이 하고 있어.”
“나, 이제 방학 끝난 기분.”
“그건 곤란한데.”
소타로와 축 늘어져 바닥에 드러누운 신야가 웃으며 얘기를 나눈다. 요스케는 도중에 어디론가 놀러 간 바람에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사용한 필기구를 넣은 필통을 닫았고, 치코도 자기 숙제장을 가방에 넣었다. 그러더니 치코가 스즈노 쪽으로 슬그머니 다가갔다.
“스즈노 씨, 여동생이라든가 있어요?”
“왜?”
반문하는 스즈노의 눈이 번쩍 뜨인 것에, 나는 그 순간 눈치 채고 말았다. 치코는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볼을 붉히며 말을 이어갔다.
“잘 가르쳐줬으니까.”
치코가 교제가 짧은 상대인데도 이렇게 말을 거는 경우는 드물다. 꽤 동경하는 모양이지. 그런 만큼, 나는 스즈노가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조마조마해하며 지켜봤다. 하지만 이것도 지나친 걱정이었다.
“맞아, 여동생 하나야. 너희보다 한 살 어려.”
스즈노가 빙그레 웃으며 그렇게 대답했기 때문이었다.
“역시. 저는 형제가 없어서 부러워요.”
“그렇게 좋은 것도 아녜요.”
스즈노의 어조는 부드러웠지만, 어딘가 내뱉어버리는 듯싶은 부분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면 내 착각일까.
“하지만 스가 양이 동생이라면 좋을 텐데.”
“와아, 정말이에요?”
물론 스즈노가 계속 웃고 있고, 치코는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으니, 내 생각이 지나친 것이리라. 그렇게 결론 내리고 필통을 배낭에 넣은 내 발치로, 굴러온 신야의 손이 닿았다. 그는 투덜투덜 불평하고 있었다.
“남은 건 자유연구랑 공작이랑 독서 감상문, 아, 그리고 일기네―. 이것들 귀찮지, 그치?”
신야가 나를 보며 동의를 구했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진 않은데.”
“아, 맞다. 히로키는 전부터 일기 쓰고 있었지.”
“응, 학교용은 그걸 바탕으로 다시 쓸 건데.”
설마 비밀기지라든가 마왕이라든가 적은 글을 선생님께 제출할 수는 없겠지.
“됐다―. 잊어버린 부분, 무슨 일 있었는지 알려줘.”
“야, 또 마지막에 몰아서 쓸 생각이야? 매일 써, 매일. 그게 편하다고.”
“귀찮아―.”
소타로의 타이름에도 신야는 딴청을 부리며 마루를 뒹굴었다. 옷이 먼지로 더러워지는 것도 개의치 않는다.
“어이, 돌아간다.”
소타로가 그를 일으켜 세우고는 본부의 문단속을 확인했다. 나도 거들어서 창문의 잠금을 살펴봤다. 바깥이 저무는 태양으로부터 흘러나온 황금빛 빛에 가득 둘러싸인 덕분에 눈이 부신 나는, 퍼뜩 시선을 떨어트렸다. 그 순간, 창 밑으로 분명 사람의 그림자를 본 것 같았다. 얼굴이나 옷 같은 건 전혀 안 보였고, 크기로 보면 어른은 아니다, 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난데없이 나무숲으로 자취를 감춰버렸다. 왠지 어디선가 본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서, 나는 창문에 달라붙어 눈을 비볐다. 하지만 내 눈은 더 이상 그 모습을 잡아내지 못했다.
“왜 그래?”
벌써 가방을 둘러멘 소타로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이 행동하며 창가에서 멀어졌다.
어쩌면 새라든가 뭔가의 그림자를 잘못 봤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 달력은 연재 당시인 2003년 7~8월을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