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월 27일

번역/여름의 마왕 2020. 10. 20. 08:40

*출처: [각주:1]

*임의로 의역한 데가 많고 일부분 번역기를 사용해 오역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727(일요일) 흐림.

모토 군은 쉬었습니다. 감기에 걸린 모양입니다.”

 

***

 

본부에 들어서자, 소타로와 치코가 작은 책상 위에 스케치북을 펼쳐놓고 뭔가 작업하고 있었다. 나는 신발에 흠뻑 들러붙은 진흙을 최대한 닦아내고서 마룻바닥에 들어섰다.

  모토 군은 아직?

어제 일이 걸려 묻는 내게, 소타로가 고개 들어 대답했다.

  , 전화 왔었어. 여름 감기 때문에 누워있대. 힘들어 보이는 목소리였는데.”

  그렇구나.”

어제 비를 맞은 게 잘못됐을까. 지난 일주일 동안 확실히 몸이 안 좋은 것 같았으니, 비에 잔뜩 젖어버렸다면 탈이 날 만도 했다.

  히로키는 수영장 안 오네. 작년에도 얼굴 내밀지 않았고.”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

  , 그런가.”

여전히 소타로는 그 뒤를 캐묻지 않는다. 가볍게 화제를 마쳐 버리곤, 치코 쪽을 신경 쓴다.

  되겠어?”

  아마도. 괜찮아.”

오랜만에 본 치코는, 이상하게도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갈색의 가느다랗고 복슬복슬한 머리카락이 뺨에 늘어져 있는 덕분에 그래 보이는 걸까. 하지만 몸이 좋지 않은 거냐고 내가 치코한테 물었더니,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했다.

  ?”

  일도 많이 있었고, 안색이…….”

그제야 그녀의 얼굴에 이해의 미소가 번졌다.

  . 아냐, 선크림 발라서.”

그러고는 품에서 하얀 용기를 꺼내 내 앞에 내밀었다.

  너무 타 버리면 이래저래 의심 사거든. 바르면 안색이 이상해지니까 싫지만.”

듣고 보니 목덜미와 얼굴의 색이 확연히 달랐다. 아무래도 나는 쓸데없는 걱정을 너무 하는 것 같다. 모두의 모습이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어쩌면 단순히 내가 너무 신경 쓴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요스케나 스즈노 같은 새 멤버가 추가됐으니까, 분위기가 변하는 것도 별 수 없다.

  왜 이상한 얼굴이야?”

소타로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크게 가로저었다.

  아무 것도 아냐. 그것보단, 뭐하려고 했었어?”

  치코의 힘을 좀 더 시험해보려고.”

  하지만 다시 그렇게 돼 버리면…….”

엄청난 기세로 아무렇게나 움직이는 펜이라든지, 치코의 필사적인 표정은 더 보고 싶지 않다. 게다가 그 예언의 내용이 밝고 즐거울 것 같지도 않았다.

명백히 낯빛이 흐려진 나를 향해, 소타로가 달래려고 들었다.

  괜찮대. 마왕에 대해선 묻지 않을 거고, 위험한 답이 예상되는 질문도 하지 않을 거니까.”

치코도 옆에서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사자인 치코가 납득했다면 내가 간섭할 일이 아니었다. 두 사람이 스케치북을 펼쳐 둔 책상 옆자리에 앉아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 치이, 준비됐지?”

  좋아.”

치코가 대답하며 속눈썹이 길게 드리운 눈을 내리깔고, 늘 주문처럼 하던 소리를 꺼냈다.

  신님, 신님, 부디 앞으로의 질문에 대답해 주세요. 부탁드려도 될까요?”

토리에서 노란 형광펜 줄기가 뻗었다. 소타로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펜을 향해 첫 물음을 던졌다.

  여름의 끝까지 우리 사이에 새 멤버가 들어옵니까?”

펜은 주저 없이 아니요로 미끄러졌다.

  그럼, 여름의 끝에서 우리 중 누가 새로운 힘을 얻습니까?”

, 아니요.

  마왕과 싸울 때 어떤 어른이 우리를 도와줍니까?”

아니요.

  마왕과 싸울 때 멤버 외의 다른 아이가 도와줍니까?”

아니요주위만 형광 고리에 겹겹이 둘러싸였다. 질문 하나를 거듭할 때마다 내 불안이 커져갔지만, 소타로는 태연한 얼굴로 치코를 향해 다음 질문을 던졌다. 치코는 평소 예언할 때처럼, 반쯤 잠든 듯싶은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때의 필사적이던 표정이 비정상적인 예외였구나, 나는 새삼 깨달았다.

  우리는 마왕을 이길 수 있습니까?”

펜은 간신히 쪽으로 움직였다. 나는 손에 땀을 쥐며 움직이는 펜 끝을 쳐다봤다. 그건 라고 적힌 글자의 왼쪽을 돌았으나, 동그라미를 치지 않았다. 갑자기 오른쪽으로 크게 직진하더니, 호를 그린 것이었다. 그 움직임 끝에 생긴 것은, ‘아니요를 담는 커다란 동그라미였다.

  대답할 수 없다는 건가…….”

소타로가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중얼거렸다. 그러더니 무언가 결심한 것처럼 마지막 질문의 운을 뗐다.

  마왕에게 패배할 경우, 죽는 것은 우리뿐입니까?”

위험한 질문이다. 나는 반사적으로 반쯤 일어났고, 치코의 어깨가 꿈틀했다. 또 폭주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 내 발밑에서 치고 올라왔지만, 그녀는 최소한의 아주 작은 움직임을 했을 뿐이었다.

, 하는 소리와 함께 그려진 동그라미.

아니요.’

소타로의 표정이 굳었다. 치코가 놓은 펜은 스케치북 위를 굴러다녔다. 우리는 그대로 한참을 침묵에 휩싸인 채, 꼼짝할 수 없었다. 매미 소리가 유달리도 커, 귀청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바닥에 몸을 숙이고 있고, 소타로는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고 있었다. 그는 그러다 집어 든 형광펜의 뚜껑을 닫고, 스케치북을 덮었다. 그러더니 두려운 얼굴로 나와 치코를 번갈아 봤다.

  이 일은 셋만의 비밀로 하자.”

나는 눈을 감고, 서서히 드세진 여름 더위와 매미의 합창을 다시 한 번 온몸으로 느끼면서,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1. 달력은 연재 당시인 2003년 7~8월을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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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ouble_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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