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1
*임의로 의역한 데가 많고 일부분 번역기를 사용해 오역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7월 24일(수요일) 맑음 때때로 흐림
요스케 씨가 하자, 하자 시끄러워서 오늘의 마왕 찾기는 담력 시험을 겸하기로 했습니다.
그렇지만 확실히 밤에 찾는 쪽이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
우리는 저녁때에 마을 변두리의 묘지에 가기로 했다. 동쪽 산비탈에 설치된 그 묘지는 광산 마을이던 때의 낡은 것과 지금의 새로운 것이 함께 있다. 소유자가 분명치 않은 낡은 것은 무연고자 공양탑 같은 형태로 정돈한다는 얘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소문으로는, 그걸 막기 위해 광부 귀신이 나온다고 했다.
그걸 확인하러 가는 멤버는 치코를 제외한 전원이었다. 오늘은 니나도 내 뒤에 딱 달라붙어 있다.
“이거, 그거네. 게임 이벤트 그 자체잖아. 마왕의 영향으로 망자가 깨어났다, 같은 거.”
“그럼 역시 핀치에 몰리면 우리한테 굉장한 힘이 깃들거나 하겠네.”
“스르륵.”
“빔 쏠 수 있을까, 나.”
“나온다, 나와. 사령관이라면 역시, 필살기를 지시하는 쪽이 멋지지.”
“어, 멋대로 사령관 하고 있어, 교활하게.”
소타로와 신야는 요 며칠 사이에 평소의 컨디션을 완전히 되찾은 것 같았다. 오늘 낮에만 해도, 마왕 격퇴 스케줄 표를 만들며 반쯤 놀고 있었다. 그에 따르면, 마왕의 모습은 당분간 확인되지 않고, 부하가 쳐들어오거나 하지만 그걸 모조리 격파, 그러자 기다리다 지친 마왕이 우리 앞에 나타나 연설을 한다는 것이다. 성(城) 따위도 등장하는 듯했다. 그리고 모두들 거기로 들어가 필살기로 쓰러트린다나. 그리하여 마왕이 지배하던 다른 차원의 세계에는 평화가 찾아온다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옆에서 지켜보고 있자니 어느새 다른 차원에까지 이야기가 흘러가기도 했다. 아무래도 성에는 내 힘으로 로켓을 날려서 들어가는 것 같았다. 정말이지 엉망진창이다.
그러고 있으니 우리 안에 도사리던 마왕에 대한 두려움은 점점 줄어들었다. 돌이켜보면 그놈이 한 짓이라고는, 치코의 예언을 엉망진창으로 만들며 우리를 협박한 것뿐이었다.
어쩌면 그것밖에 못 하는 걸지도 모르잖아.
아무도 입 밖에 내지는 않았지만, 다른 몇몇도 나랑 똑같이 생각한 것 같았다. 두려움이 줄어들면, 마왕은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놀이 상대에 불과했다. 최후에는 우리한테 쓰러져 해피엔딩을 내줄 편리한 존재. 우리가 접한 마왕들은 다 그런 것이었다.
방금 전 신야와 소타로의 대화도, 슬슬 다음 전개가 벌어져도 괜찮지 않겠나 하는 기대의 표현인 듯싶었다. 마왕 본인이 아닌 낯선 형태의 부하가 덤벼들고 그걸 물리치는, 그 정도의 이벤트는 슬슬 있어도 좋잖아, 하는.
우리 앞으로 땅거미가 드리워진다. 매미 소리는 털매미와 저녁매미로 변했고, 때 이른 밤바람이 다리 사이를 스치며 지나갔다. 손전등이 하나둘 발밑을 비추며 말없이 켜졌다. 무덤까지 가는 좁은 길목은 곧 끝이었다. 산길에 네모난 인공물들이 불쑥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물 긷는 곳인 이끼 낀 오두막이 저 너머에 어렴풋이 보였다. 오봉 전이라서인지 2, 이따금 코를 스치는 물의 악취는, 시든 꽃이 꽂힌 꽃병에서 온 것 같았다. 나는 왠지 그것만으로도 돌아가고 싶어졌다.
그렇게 생각한 건 나뿐만이 아닌 듯, 아까까지 기세등등하게 떠들어대던 신야가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말해왔다.
“어디였지, 출구.”
“그거, 제일 안쪽에 가장 오래된 곳, 이었던가. 그 근처던가.”
대답하는 소타로의 목소리는 버석거리는 나뭇가지 소리에 반쯤 묻혔다. 물론, 주위에 인기척은 없다. 길을 벗어나 무덤들 사이로 발을 들이지 않고선 문제의 장소에 다다를 수 없지만, 발을 들이고 나면 다시는 이곳에 돌아올 수 없을 것 같기도 했다.
“있다, 이건 있어, 있네, 있어.”
내 귀에 신야가 속삭였다.
“무조건 여기가 마왕의 비밀기지다.”
확실히 그런 분위기였다. 당장이라도 무덤에서 살이 썩은 손이 튀어나올 것만 같다. 나는 몸을 떨며 신야에게 재차 소곤거렸다.
“기지는 좋은데, 앞으로 어떻게 찾으려고.”
솔직히, 오지 못한 치코가 부럽다. 신야는 내게 답하지 않고 소타로 쪽을 쳐다봤다. 소타로도 어깨를 살짝 으쓱해 보였다.
“아무튼 귀신이 나오는 문제의 장소로 가야지.”
소타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역시 길에서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던져진 손전등의 불빛도 깊숙이는 닿지 않는다.
“허어, 너희는 마왕을 쓰러트리는 정의의 편이잖아.”
그런 우리의 모습에 요스케가 실실대며 웃었다. 그런 요스케 역시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데, 끝까지 방관자이려는 듯했다. 그의 일이었으니까, 낮 동안에 뭔가 장치를 해 뒀을 수도 있다. 그러고 보면, 요스케가 본부에 얼굴을 내민 건 오후였다. 그걸 생각하니 더욱 움직일 수 없게 됐다.
“가장 안쪽의 무연고 묘지였죠. 가볼까요.”
하지만 태연한 얼굴을 한 한 사람이 있다. 스즈노다.
“그런 건 별로 믿지 않고.”
그녀는 싫어질 정도로 당당하다. 요스케를 곁눈질로 노려보더니, 손전등을 손에 든 채 무덤 옆길로 척척 들어갔다. 우리는 잠시 그녀의 뒷모습을 배웅했다.
“야, 야, 가자.”
신야가 정신을 차리고 그녀의 뒤를 쫓아, 우리도 각기 무덤 사이의 길에 들어섰다.
“윽!”
순간, 요스케가 작게 비명을 질렀다. 그의 시선은 무심코 돌아본 나를 지나쳐, 앞에 멈춰 선 스즈노를 주시하고 있었다.
“너, 어디서 뽑아놨구나.”
“그럴 줄 알았어. 바보 같은 짓은 관두세요.”
스즈노는 아무 것도 들지 않은 손을 휙 흔들어 보였다. 아무래도 손을 뻗은 요스케를 나뭇가지 같은 것으로 때린 모양이다. 그러더니 그녀는 요스케의 반격을 기다리지 않고, 다시 안쪽으로 쭉쭉 나아갔다.
“스즈노 씨, 굉장하다.”
“봐준 거겠지.”
우리는 서로 속삭이며, 어둠을 가르고 나아가는 그녀의 뒤를 쫓았다. 걸을 때마다 발밑에 나타난 파손된 작은 무덤들은 무서웠지만, 선도자가 있으니 마음이 든든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들은 세 면이 벼랑인 막다른 골목에 도착했다. 거기 있는 무덤은 이젠 단순히 이끼에 덮인 돌덩어리로밖에 보이지 않는 데다, 풀이 무성하게 자라나 있었다. 막상 들어와 보니, 근처의 들판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 곳이었다.
“이런 돌을 움직이면 입구가 열리기도 하잖아.”
신야는 천벌 받을 생각을 하며 쭈그려 앉아 묘비를 어루만졌다.
“야, 유령, 나와라―”
요스케가 그렇게 말하며 주위를 둘러보지만, 수상한 흰 그림자 따위가 나올 기미는 없다. 그런 요스케를 스즈노가 감시하는 것처럼 곁에서 지켜본다.
나는 별 생각 없이 무덤 한복판에 잠시 멈춰 남들의 움직임을 쳐다보고 있었다. 무덤 입구에서 발밑을 주시하는 모토나오에게, 소타로가 다가가 말을 건넸다.
“모토, 뭔가 이상한 건 있어?”
“여기에는…….”
모토나오는 퍼뜩 눈을 떼고 멀리로 시선을 돌렸다. 그 방향은 마을이다. 노랑과 오렌지색 불빛이 아련히 산 사이에 붙은 거리의 윤곽을 비추고 있었다. 그 중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흘러가는 빛줄기는 전철 창문의 불빛일 터였다.
“바다 같다.”
내 옆에 있던 니나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나는 걸어서 15분 만에 도착할 저 마을이, 문득 아주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앞서, 무덤에 대해 느꼈던 것과 같은 감각.
“마을에 있나?”
소타로의 물음에 답하는 양, 모토나오는 조금 나아가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서서, 손가락을 앞으로 쑥 내밀었다. 모두가 긴장하며 그의 움직임을 쳐다봤다. 그리고 모토나오는 서쪽 변두리를 가리켰다. 거기는 주택가다.
“잠깐, 누군가의 집 안이야?”
신야가 그렇게 수군대며 꿀꺽 침을 삼켰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 달리, 모토나오의 손가락은 멈추지 않았다.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번에는 점점 북쪽으로 올라가 비밀기지가 있는 버려진 주택가를 겨눴다. 역시 거긴가, 하고 누군가가 말하기도 전에 손가락은 계속해서 움직였다. 이번에는 동쪽,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있는 곳, 마을 끄트머리의 강. 마지막으로 남쪽. 전철역과 상가.
그렇게 마을을 한 바퀴 돈 뒤에, 모토나오가 손가락을 거뒀다. 일동 사이에 침묵이 흐른다.
“어이, 결국 모른다는 거냐, 그건.”
요스케가 콧방귀를 뀌며 캐물었다. 모토나오가 고개를 숙인 채로 작게 도리질했는데, 꼭 자신의 무용함을 한탄하는 듯한 동작이었다.
“뭐, 어쩔 수 없나. 없으면 모르는 거지.”
“모토 군은 상태가 좀 나쁜 것뿐이야!”
그 순간, 나는 무심코 요스케에게 대들었다. 요스케는 조금 놀란 얼굴로 나를 돌아봤다. 뜻밖의 반격이었을 것이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떠들었다.
“마왕과 싸우는 게 그렇게 싫으면 안 오면 되잖아!”
요스케는 난처한 듯이 주위를 둘러봤지만, 스즈노조차 그의 편을 들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그는 패배를 받아들였다.
“알았다. 불평만 해서 미안했어.”
나는 싸움도 불사했는데, 얘기가 의외로 간단히 끝났다. 모두에게 안심의 공기가 흐르고, 그럼 오늘은 돌아갈까, 하는 얘기가 나온다. 그래서 우리는 줄줄 산을 내려갔다.
“모토, 뭔가 찾으면 부탁한다.”
소타로의 말에 모토나오는 잠시 답이 없더니, 이내 머뭇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