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월 22일

번역/여름의 마왕 2020. 10. 20. 08:37

*출처: [각주:1]

*임의로 의역한 데가 많고 일부분 번역기를 사용해 오역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722(화요일) 맑음 때때로 흐림.

기지에 갔더니, 역시 동네에서 탐문 수사를 하기로 한 것 같았습니다. 저는 모토 군과 한 조였습니다. 어떻게 물어야 할지 조금 난감했습니다.”

 

***

 

오늘도 더워질 것 같은 날이다. 우리는 우선 기지에 모였다가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아직 어제의 열기가 남아있는 것만 같았고, 하물며 거기 모여 있어봤자, 상황이 나아가지 않으리라는 게 자명했기 때문이었다.

  목표는 둘. 마왕의 위치, 함께 싸워줄 동료다. 둘 다 직빵으로 물어봐도 안 될 테니까, 알아서 고안할 것.”

소타로와 신야, 스즈노와 치코, 나와 모토나오가 짝을 지어 마을에서 탐문한다는 계획이 돼, 소타로가 우리에게 그렇게 지시했다.

  고안이래도 결국 어떻게 물어봐야 하지?”

  예를 들면, 요즘 이상한 일이 없냐거나 그런 느낌이면 되지 않겠어? 담력 시험이라고 생각해서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지도 모르고.”

  역시 스즈 씨, 그런 느낌으로 부탁합니다.”

소타로는 스즈노라는 돌진 역할이 한 명 더 들어와서 기쁜 것 같았다. 이번의 그룹 분배도, 신야의 마무리 역할로 본인, 낯가림을 하는 치코에게는 야무진 스즈노, 그리고 남겨진 모토나오와 나라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확실히 가장 효율적이다.

마지막엔 마을 남쪽에 있는 철도역에서 모이기로 하고, 우리들은 세 방향으로 갈라졌다.

  아아, 모톳치 좋겠다. 물어보지 않아도 알아버리잖아.”

신야는 그렇게 투덜대며 소타로와 함께 동쪽 초등학교 쪽으로 하산했다. 나와 모토나오는 마왕의 은신처로써 가장 가능성이 높은 산중의 버려진 주택을 한 바퀴 둘러본 뒤에, 산에서 마을로 내려가기로 돼 있었다. 치코의 힘이 실질 봉인된 지금으로선, 의지할 수 있는 건 모토나오의 능력이다.

  모토 군, 갈까?”

두 팀의 모습이 나무들 너머로 사라진 뒤, 나는 모토나오와 걷기 시작했다. 그는 처음엔 순순히 따라왔지만, 이내 나보다 반걸음 앞서 갔다.

산 속은 새와 매미 소리로 떠들썩했다. 이런 곳을 걷고 있자니, 그 마왕의 예언이라는 게 뭔가 나쁜 실수였다고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작년엔 다 같이 딱정벌레를 찾아 이 부근을 뛰어다녔는데. 우리는 낯익은 나무 아래서 멈췄다.

  딱정벌레 있으려나.”

끝내 나는 잡지 못했던 게 생각나 모토나오에게 그렇게 말을 건넸다. 하지만 모토나오는 대꾸하지 않고, 미간을 깊이 찌푸린 채로 주위를 둘러보며 무심하게 걸어 가 버렸다. 나는 황망히 종종걸음을 쳐서 그를 따라잡았다.

  모토 군, 기분이 안 좋은가 봐.”

  ……아냐.”

간신히 돌아온 대답과 함께, 모토나오는 발걸음을 늦췄다. 그러고선 나를 흘낏한다.

  떨어지지 마. 뭐가 있을지 모르니까.”

  서둘러 간 건 모토 군이면서.”

반은 농담 삼아 한 내 항의를 모토나오가 또 흘려들었다. 긴장한 채 좌우를 살피며 나아가는 그의 모습이 어쩐지 묘하게 우스워서, 나는 조금 심술을 부렸다.

  저기, 정말 마왕이 보였어?”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보였어.”

뒤를 돌아보지는 않지만, 대답이 곧장 돌아온다.

  어제도 전이랑 똑같이 검은 사람이었어?”

  어제는 치코 주변에 검은 응어리가 맴도는 정도였지, 사람 형태는 없었어.”

  만약 마왕이 건물에 숨어있으면,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분위기가 이상하니까, 아마.”

  이상하다는 건 어떤 느낌?”

  뱃속이 부글거려.”

  흐음.”

모토나오가 오랜만에 많이 말해주는 게 기뻤다. 그 예언이 있은 뒤로 어쩐지 모두의 상태가 이상해진 느낌이라, 모처럼의 여름방학인데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소타로는 터무니없는 말들을 해야 하고, 신야는 턱없는 짓들을 해야 하고, 모토나오는 그런 두 사람을 바보 취급해야 한다. 그게 맞는 밸런스인데, 지금의 어딘가 찌릿찌릿한 분위기는 이상했다.

마왕과 싸우는 거야 좋다고 해도, 이래서는 분명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정의의 편은 더욱 당당하게 맞서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마왕 같은 거 무섭지 않아. 악역이잖아. 마지막엔 신 군이랑 멋지게 때려눕혀서 끝장이지.”

불쑥 모토나오가 멈춰서, 나는 휘두르던 팔이 그에게 맞출 뻔하고 놀랐다. 혹시 마왕을 발견했나 하고 모토나오의 어깨 너머로 그의 시선 끝을 쳐다봤지만, 거기엔 평범한 수풀만이 있을 뿐, 아무래도 마왕은 없을 듯싶었다. 그렇지만 모토나오가 너무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으므로, 나는 조심스레 그에게 물었다.

  왜 그래……?”

그러자 모토나오가 앞을 향한 채로 툭 말했다.

  ……무서워. 저건 안 돼. 우리랑은 달라.”

모토나오는 항상 범상치 않은 데가 있다. 작년 담력 시험 때도 나는 모토나오랑 한 조를 이뤄 무덤가를 걸어 다녀야 했는데, (그 때 모토나오) 소타로가 마련해 둔 장치를 낱낱이 설명해줬었다. 내가 알고 있는 모토나오는 절대로 무섭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나는 이때 처음으로 생각했던 거다. 마왕이라는 게 뭘까. 어째서 우리는 거기에 죽는 걸까.

생각하던 사이 내가 울 것 같은 얼굴이 됐나 보다. 문득 이쪽으로 눈길을 돌린 모토나오의 표정이 당황한 것처럼 일그러졌다. 그러더니 단숨에 떠들어댔다.

  아니, 미안. 좀 과장해서 말했어. 히로키가 그 정도로 무서워할 줄은 몰라서. 그렇게 걱정할 일 아냐. 역시 분위기에 맞춰줘야겠지, 그렇게 생각했거든. 왜냐면 모처럼 악과 싸우는 거니까. 괜찮아, 괜찮아. 이런 건 금방 끝날 거고.”

하지만 나는 순간적으로 대답하지 못했다. 지금, 까딱했다간 눈물이 흘러나올 것 같아서였다. 모토나오가 더욱 당황해 조금 전까지의 관계가 완전히 뒤집혔다.

  여기엔 없다, 없어. , 마을로 내려가자. 약속 시간에 늦으면 소타로가 시끄럽잖아.”

난감한 것 같은 그가 내 손을 억지로 붙들고 내려가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나는 코를 훌쩍이며 모토나오에게 끌려갔다. 이윽고 마을이 눈앞에 다가올 쯤이 되자, 다시 모토나오는 멈춰서 나를 돌아봤다.

  역시 탐문 같은 거 관둘까. 재미없고. 그보단 어디 놀러 갈래? 어디 가고 싶은 곳 있어?”

그 질문이 느닷없었던 탓에, 나는 나도 모르게 이렇게 대답해 버렸다.

  바다.”

물론 그건 모토나오를 한층 더 곤란하게 만드는 발언이었음이 틀림없다. 얼어붙은 그를 보며 이번에는 내가 (발언을) 철회하는 쪽이 됐다.

  농담 갚아준 거야. , 소타로네한테 가자.”

그렇게 재촉하자 모토나오가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금 앞서 걸었다. 여름의 태양에 달궈진 아스팔트 위로, 멀고 높이 흐르는 구름의 그림자가 간간히 우리를 가로지르며 앞질러 갔다.

 

 

  1. 달력은 연재 당시인 2003년 7~8월을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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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ouble_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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