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 쿄코→토모에 마미
*2013. 07. 31
사쿠라 쿄코는 더 이상 미타키하라 시에 가지 않는다. 애초에 그곳 출신도 아닌 녀석이 멋대로 들쑤시고 다닌 게 웃기는 거였다. 아니, 웃기진 않지. 그땐 나름대로 몇 가지 핑계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발길을 끊은 건 아마도 미키 사야카가 죽었을 무렵. 마미라면 죽은 것과는 다르다고 말했을 테지만, 알게 뭔가. 살아있지 않다는 점에선 다 똑같은 얘기인 것을. 아무튼, 사야카의 죽음을 기점으로 뭔가가 무너졌다. 호무라는 항상 모두와 거리를 뒀으니 그렇다 치고, 사야카는 매번 싸워대긴 했어도 조금씩 성장해 가는 병아리를 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그리고 마미. 쿄코는 마미를 피하고 싶었다. 그 많은 일들을 겪고서도 변함없이 희망이니 책임감이니 생각만 해도 간지러운 것들을 어깨에 매달고 서 있는 마미가, 저를 올곧은 눈으로 쳐다볼 때면 꼭 하지 않아도 될 말들까지 떠들어댈 것만 같았다. 예컨대, 오래 전의 잘못을 용서해달라고 빌고, 이해를 받아 그동안의 방황이란 없었던 일인 양 옛날처럼 돌아가고 싶었다.
이제 와서? 그게 얼마나 한심하고 우스운 짓인지 쿄코는 잘 알았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쿄코는 그냥 마미를 피했다.
비가 많이 내린 어느 날, 쿄코는 비를 피할 장소를 찾아 바삐 돌아다녔다. 건물은 많은데, 이상하게 몸을 쉬게 할 곳이 없었다. 그러다 겨우 발견한 처마 밑에서, 제가 몸을 말린 곳이 어딘지 깨닫고 탄식했다. 아.
미타키하라 시였다. 좀 더 정확하게는 그 도시의, 토모에 마미가 사는 건물 1층이었다. 어째서 여기로 왔을까? 여기까지 오는 게 그렇게 짧은 거리도 아니었는데. 게다가 비보다 피하고 싶은 게 마미 아니었던가.
문득 그런 얘기가 떠올랐다. 잘 길들여진 개는 제 발로 집을 나갔다가도 끝내 주인의 품을 찾아 되돌아온다고. 제가 딱 그 꼴인 것 같아서 쿄코는 웃음을 터트렸다. 잦아들 기미 없는 빗소리에 묻힐 정도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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