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3일

번역/여름의 마왕 2020. 10. 21. 16:16

*출처: [각주:1]

*임의로 의역한 데가 많고 일부분 번역기를 사용해 오역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823(토요일) 맑음.

소 군과 작전 회의.

나는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

 

***

 

문 밖의 동태를 살피고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다음, 나는 강가로 달려갔다. 비밀 기지와는 반대 방향이지만, 오늘은 강가 다리 아래서 소타로와 만나기로 약속했었다.

어제 모두들 잘 모여 줬다고 해서 앞으로도 잘 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들켜서 외출을 금지당하기라도 하면 귀찮아진다. 그러니 마왕과 싸울 준비는 눈에 띄지 않게 각자 준비하기로 했다.

스즈노와 요스케가 신야를 특별 훈련 시켜준댔으니 맡겨두고, 나와 소타로는 작전을 짠다는 게 오늘의 계획이다.

강가에 도착했더니, 소타로는 벌써 와선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다리 밑의 기둥에 기대서 강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나는 소타로에게 말을 걸고, 둘이 함께 눈에 띄지 않을 구석에 앉았다.

  마을은 마왕의 지배를 받는 중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아.”

소타로가 그렇게 운을 뗐다.

  마왕은 부하들을 늘리고 있어. 순조롭게. 그러니까 굉장히 조심하지 않으면 위험해. , 히로키라면 걱정 없지만.”

  , 그런데 부하 얘기는…….”

치코의 거짓말이었잖아, 하고 말하려다 소타로와 눈이 마주쳤다. 그 시선이 왠지 강렬하게 느껴져 나는 나도 모르게 말을 삼켜버렸다.

  미안, 그건 내가 잘못 알아들은 것 같아서 다시 한 번 치코에게 확인해봤어. 그랬더니 강한 영향은 미치지 않았었다는 거였다나 봐.”

  , 그게 무슨 소리야?”

  다시 말해, 신야가 걱정하는 것처럼 마을 사람들이 느닷없이 괴물로 변하지는 않는다는 것. 부하가 된 줄 모르고 조종당한다는 모양이야.”

소타로는 발밑의 조약돌을 강에 던졌다. 그 돌을 중심으로 커지던 파문은, 이내 흐름에 휩쓸리며 사라졌다.

  마왕이 유리하게끔 우리를 감시하고 있는 거지. 마왕은 말이야, 우리를 필요로 하는 것 같아.”

  필요?”

  예컨대완전히 부활하기 위해선 우리의 힘을 끌어들여야만 한다거나.”

거기까지 말한 소타로는 기세가 오른 듯, 내 맞장구는 기다리지도 않고 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것에 대해선 생각조차 못 해봤으므로 그저 놀란 채 듣고나 있었다.

  생각해보면, 부하들이 덤벼들지도 않고, 통로를 막아서 마을에서 나갈 수 없게 한 이유가 있잖아. 분명 그거야.”

이때 다리 위를 지나는 인기척이 있어 나와 소타로는 숨죽였다. 소음이 가라앉은 뒤에, 소타로는 이제 속삭이듯이 얘기를 이어나갔다.

  치이는 동의했어. 스즈 씨는 좀 아닌 것 같다고 했지만. 마왕은 우리들을 직접 쓰러트리고 싶은 게 아니냐면서. 근데 그런 거라면 우리 힘이 없어지는 여름방학이 끝난 뒤에 덮치면 되는 거잖아?”

어쩌면 마왕의 부활 기회도 우리 힘과 마찬가지로 여름방학 동안뿐인지 몰라, 하고 소타로가 덧붙였다.

  히로키는 어떻게 생각해?”

그렇게 말을 돌려오는 바람에 나는 굳었다. 마왕이 어째서 우리를, 이 마을을 습격하려고 하는 건지에 대해선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해도 대답엔 도달하지 못했다. 대체 마왕이 어떤 존재고, 어떤 힘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런 것들은 내겐 너무나도 모호하고 어려워 생각하면 할수록 알 수 없게 되는 것이었다.

다만 마왕이 악의를 가진 두려운 존재라는 것만은 분명했다. 그것만은 의심할 여지도 없이 피부로 느껴졌다.

  소 군의 말이 맞을지도.”

하지만 그런 막연한 견해 따윈 소타로에게 말해봤자 소용없다. 소타로가 낸 결론이 지금 상황을 잘 설명해주는 것 같았으므로,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러자 소타로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히로키라면 그렇게 말해줄 거라고 생각했어. 모토의 장례식 때 히로키가 말했잖아. 우리 힘은 마왕을 쓰러트리기 위해서 있는 거라고. 그 말대로야. 우리가 힘을 쓸 수 있게 됐을 무렵에 분명 마왕도 깨어났을 테지. 그리고는 마을 사람들을 조금씩 나쁘게 만들어뒀어. 그래, 일단은……우리와 가까운 사람들부터.”

  ……가까운 사람이라니.”

소타로의 논리적 비약을 따라가는 건 언제나 어렵다. 당황해 되물었더니, 소타로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이 마을에 와서 그런 거야. 어머니가 그렇게 된 건. 이제야 알겠어. 마왕 때문이야. 치이의 부모도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대.”

나는 자연스레 어머니의 뒷모습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게 마왕 때문이었을까. 모르겠다. 생각하려고 하면 숨이 막혀서 괴롭다. 그런데 니나가 말했었다. 엄마는 지금만 이상한 것뿐이야, 라고. 그럼 옛날엔 어땠던 거지.

  학교 애들도 그래. 저기, 히로키. 이상하잖아. 우리가 왜 그렇게 의심을 받는 걸까? 모토를 죽였다고들 하지만, 우리야말로 그 상대랑 싸우고 있어.”

떨어져 있던 마른 나뭇가지를 주워 꺾으면서, 소타로는 더욱 몰아붙였다.

  그건 있지, 조종당해서야. 분명해. 그런데 그건 약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거지.”

소타로의 어조에는 힘이 있고 망설임도 없다. 그래도 나의 막연한 위화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눈을 감고 무릎을 끌어안았다. 어둠 속에서 뺨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이 느껴졌고, 뒤이어 풍덩, 하는 물소리가 들렸다가 사그라졌다.

  모두, 원래대로 돌아갈 거야. 마왕만 쓰러트리면, 알아줄 거야.”

작년에는 여름방학이 계속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831일이 영원히 끝나지 않아서, 우리 손안에 들어온 힘이 영원하면 모든 것이 좋아지고 세상도 달라질 거라고 믿었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다. 91일은 반드시 오고, 우리는 힘을 빼앗긴다.

마왕을 쓰러트리면, 이라고 소타로는 말한다. 이번엔 모든 게 잘 풀리는 걸까?

그런데, 모토나오는 이제 없잖아. 작년에 바라던 것 같은, 끝나지 않는 여름방학은 이미 잃어버렸다.

  그러니까 히로키, 침착하게 들어줘. 이 마을은 마왕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 그래서 조심해야 돼.”

소타로의 억눌린 목소리가 귓가에 어른거렸다.

  요스케는 위험해. ……신야도.”

  소 군, 무슨 소리야?”

나는 내 귀를 의심하며 소타로를 쳐다봤다. 굳게 감고 있던 눈을 갑자기 뜬 바람에 여름 햇빛이 눈부셨고, 가까이 있는 소타로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싱글벙글 웃고 있을 게 빤하지만.

  그런 농담 하지 마.”

설마 진지한 얼굴일 리가 없다. 나는 잘 보이지 않는 틈을 타 소타로의 얼굴에서 시선을 거뒀다.

  나는 히로키를 신뢰하고 있어. 그래서 알려주는 거야. 스즈 씨도 스즈 씨만이라면 괜찮지만, 요스케와 너무 가까워서 말하지 않았어.”

귀도 막아두고 싶었지만 그렇게 노골적인 짓은 할 수가 없다. 입을 다물어버린 나를 설득하듯이, 소타로가 얘기를 늘어놨다. 그 어조에 놀리는 기색은 전혀 섞여있지 않았다.

  두 사람 다 점점 상태가 이상해졌어. 마왕에게 지는 중인 거야. 이제 완전히 져 버렸을지도 몰라. 본인이 알아챘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왕은 없다는 요스케, 모두 마왕에게 살해당해버리면 된다는 신야. 확실히 이상해진 걸지도 모른다.

  이제 두 사람 말은 믿으면 안 돼. 마왕의 속삭임이 섞여 있어.”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할 건데?”

내가 겨우 말할 수 있었던 건 그것뿐이었다.

  경계 중이란 걸 들키지 않도록 똑같이 대할 수밖에. 진짜 작전은 나랑 히로키 둘이서만 세워두자.”

땅을 쳐다보며 움직이지 못하는 내 어깨에 소타로의 손이 닿았다. 따스하고 다정하게 느껴진다.

  괜찮아. 어떻게든 될 거야. 내가 모두를 지켜줄 거니까.”

격려하려는 그의 말은 배려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나는 그래서 더 혼란스러웠다.

어제는 다 같이 마왕을 쓰러트리자고 했으면서. 신야가 한 행동에 그렇게 기뻐했으면서.

소는 거짓말쟁이야, 하고 신야가 부르짖던 게 떠올라 나는 숨을 삼켰다.

우리는 동료일 텐데.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1. 달력은 연재 당시인 2003년 7~8월을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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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ouble_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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