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글 쓴다는 애가 그렇게 말을 못해서 어쩔 거냔 소리를 듣는다. 나도 내가 말을 못한다는 걸 알고 있다. 어휘도, 어조도 어색한 문장을 툭툭 내뱉는 게 내 대화 습관이다.
그렇지만 말은 즉각적으로 이뤄져야 하니까, 글보다 어려운 게 당연한 거 아닐까?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글은 5년 전에 쓴 글을 수정하거나 다시 이어서 쓸 수 있다. 반면에 말은 적어도 3분 안에는 반응을 보여야 한다. 어제 받은 인사를 오늘 돌려줄 수는 없는 거니까. 글은 두 문장을 쓰는 데 사나흘이 걸려도 매끄러운데, 말은 너무 어렵다.
글을 쓰는 건 혼자 하는 일이지만 말을 주고받는 건 적어도 두 사람 이상이 필요한 일이라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